WD 40TB 하드디스크 발표 - 초고용량 시대로 다시 한 번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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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Western Digital, 웨스턴 디지털)가 40TB 하드디스크(UltraSMR + ePMR) 로드맵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단일 HDD의 용량 확대는 아직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신호를 꽤 강하게 줬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내용의 세부사항과 함께 이번 발표가 가지는 기술/시장적 의의와 한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씨게이트(Seagate)에서 32TB 하드디스크 라인업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다룬지 얼마 안되어 또 이런 고용량 하드디스크에 대한 내용이 나왔네요.
WD 40TB HDD, 발표 관련 요약
WD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메시지는 대략 이렇습니다.
- 40TB UltraSMR ePMR HDD가 현재 거대 규모의 데이터를 다루는 2개 고객사에서 검증 단계
- 2026년 하반기에 대량 생산 계획 언급
- ePMR(에너지 보조 기록)과 HAMR(열 보조 기록) 투트랙으로 용량을 끌어올리고, 2027년 이후 HAMR 기반 확대, 2029년경 100TB+ 로드맵 제시
참고로 이러한 40TB 하드디스크가 소비자 시장에 곧바로 풀린다는 얘기는 아니며, 대형 고객사 검증과 양산 준비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용어 정리: ePMR과 UltraSMR은?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들의 제조 기술에 대해 얘기하면 CMR, SMR, PMR과 같은 표현들만 접하셨을텐데요, 이번에 나온 ePMR과 UltraSMR은 무엇인지 간단하게 확인해 보겠습니다.
ePMR(energy-assisted PMR)
기본 PMR을 더 정교하게 밀어붙이기 위한 계열로 보면 편합니다. 기록 품질을 유지하면서 면적 밀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이고, WD는 ePMR 기반을 사용한 추가적인 용량 확장도 계속하겠다는 스탠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UltraSMR(고밀도 SMR 계열)
UltraSMR은 WD가 고용량을 위해 SMR 계열 기록 방식(트랙 중첩)과 ePMR 같은 보조 기술을 조합해 면적 밀도를 올리는 방향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나스와 같은 스토리지에도 사용 가능할까?
이런 대용량 하드디스크에 대한 수요가 누구보다 많은 곳이 바로 대용량으로 나스(NAS)를 운용하는 고급 사용자들이나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여러 기업들일 것입니다.
4베이 나스에 20TB 4개를 장착해서 RAID10으로 돌리면 실사용 용량이 고작 36TB가 나오지만, 40TB 하드디스크 4개를 장착하면 72TB의 용량을 구성할 수 있게 되니, 흔히 말하는 고밀도1 구성에 훨씬 더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40TB 하드디스크는 일반 파일 서버 역할을 하는 나스에 쓰기에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1) RAID 재구성의 특성과 SMR의 궁합 문제
나스에서 흔한 RAID5나 RAID6(또는 시놀로지에서 운용하는 SHR) 환경은 하드디스크 장애 상황에서 RAID 재구성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 중에는 디스크가 장시간 고부하로 동작하고, 작은 쓰기/메타데이터 업데이트도 섞입니다.
SMR 계열의 하드디스크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작업 및 랜덤 쓰기 작업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다가도 데이터 스크럽 같은 이벤트성 작업에서 급격한 성능 저하나 시간 폭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이 부분은 모델이 DM-SMR인지 HM-SMR인지, 호스트나 스토리지 스택이 SMR을 제대로 다루는지 등에 따라 극단적으로 달라집니다)
2) 40TB급 초대용량은 "복구 시간" 자체가 리스크
40TB 용량 하드디스크는 단순히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닙니다. 장애가 났을 때
- RAID 재구성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 그 시간 동안 나머지 디스크들이 계속 혹사되고
- RAID5나 RAID6의 경우 추가 장애 확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나스는 스토리지가 곧 서비스 가용성이라서, 이 시간 리스크를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미 20TB대 하드디스크 3-4개로 RAID5를 구성한 기존 구축 업체들에서도 디스크 하나가 깨지면 경우에 따라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RAID 재구성에 소요하기도 하는데, 용량이 더 커지면 그만큼 시간도 늘어나겠죠.
CAUTION
용량이 클 수록 하드디스크 장애 1회에 대한 리스크가 커집니다. 40TB 단위의 하드디스크 운용 시에는 특히 UPS, 베이 진동 관리, 스페어 전략(Hot Spare), 백업(3-2-1) 까지 같이 설계하지 않으면 운영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이번 40TB 하드디스크 발표가 의미 있는 이유
나스에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와 별개로, 업계 관점에서 꽤 의미가 있습니다.
1) 하드디스크의 TCO(총소유비용) 우위가 유효하다는 신호
요즘 주력 보조저장장치의 트렌드가 SSD로 넘어갔다고는 하지만, AI/데이터레이크/로그/백업/아카이브는 SSD만으로 감당하기엔 비용이 너무 큽니다. 40TB급 용량 증가는 고밀도, 즉 TB당 필요한 전력/공간을 올려서 TB당 비용과 TB당 전력을 동시에 개선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건 결국 클라우드/백업 서비스 단가에도 영향을 줍니다.
2) 알맞은 워크로드에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음
나스에서 SMR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일반 파일서버/RAID에 무리하게 쓴 케이스가 많아서입니다. 하지만 워크로드가 아래처럼 쓰기 패턴을 통제할 수 있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 대규모 오브젝트 스토리지(대용량 순차 쓰기)
- WORM/아카이브(한 번 쓰고 거의 안 지우는 데이터)
- 로그/백업의 콜드 티어(정해진 배치 윈도우에 순차 적재)
즉, WD의 40TB 하드디스크는 대규모 저장소의 적절한 계층에 쓰일 경우 폭발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3) 100TB 로드맵의 전초전

WD가 ePMR과 HAMR을 같이 가져가며 100TB+를 언급하는 건, 단순 마케팅이라기보다 대규모 스토리지 시장이 그 정도 용량을 요구한다는 현실의 반영입니다. 나스에도 당연히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기술이 몇 년 뒤 나스로 내려오면서 엔터프라이즈/SMB 환경에서의 선택지를 바꿔주니까요.
WD는 이번 발표에서 향후 2029년 경 100TB 급의 HAMR 기반 하드디스크를 발표하겠다고 로드맵을 공개했는데요, 단일 하드디스크 용량 100TB면 정말 큰 용량이고, 이게 가능할까 싶죠?
놀라운 것은 이번에 발표된 40TB 하드디스크 역시 2017년에 발표된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한 네이버 블로그에 2017년에 포스팅된 내용을 보면, 이 시점에 이미 WD는 2025년까지 40TB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고 선언하였습니다.(물론 1년 늦어지긴 했지만 대략 비슷합니다)
즉, 어느 정도 기술적 근거를 가지고 얘기하는 내용으로, 실제 2030년 전후로 100TB 용량대의 하드디스크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스토리지 운영자 관점: "40TB 같은 초대용량"을 언제 고려할 수 있나?
현 시점(발표 기준)에서는 일반적인 나스에서 해당 40TB HDD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기는 어렵지만, 아래 조건에 해당된다면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콜드 데이터 전용 풀로 분리 (핫 데이터/VM/DB와 분리)
- 파일 변경이 잦지 않은 아카이브/백업 저장소 중심
- 스토리지 스택이 SMR을 제대로 다루거나, 최소한 워크로드가 순차 위주
- 리빌드 시간을 감안한 설계:
- RAID6/RAIDZ2 이상, 핫스페어 디스크 확보
- 스크럽 주기/창구(maintenance window) 운영
- UPS/진동/베이 품질까지 포함한 플랫폼 설계
TIP
"대용량 디스크를 나스에 쓴다"라는 건 보통 디스크 선택 문제가 아니라 운영 설계 문제입니다.
특히 30TB 이상의 하드디스크부터는 스냅샷/백업/UPS/스페어 전략이 같이 따라오지 않으면 리스크가 커집니다.
마무리
WD의 40TB 하드디스크 발표는 가정/SMB용 나스보다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저장 밀도 경쟁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에 가깝습니다. AI/데이터 폭증 시대에 하드디스크의 역할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죠.
만약 "우리 회사의 백업/아카이브 용량이 커지는데, 어느 구조가 안전하고 비용이 맞을까?" 같은 고민이 있다면, 디스크 모델 하나만 보지 말고 용도 분리 + 백업 + 장애 시나리오까지 같이 잡는 게 정답입니다.